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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갤럭시 극장판은 전작 대비 더 넓은 우주 스케일을 배경으로 쿠파 주니어, 로잘리나, 피치 공주 등 닌텐도의 주요 캐릭터를 한 화면에 쏟아냅니다. 저는 10살 아들과 함께 극장에서 직접 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스토리가 어떻든 간에, 아이가 두 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하였습니다.
스토리 — 산만하다는 의견,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시나리오가 "일들이 그냥 벌어지는" 구조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쿠파 주니어의 은하계 침략, 로잘리나 납치, 피치 공주와 키노피오의 구출 작전, 마리오와 루이지의 버섯 왕국 수비까지 여러 서브플롯(subplot, 메인 줄거리와 별개로 진행되는 보조 이야기)이 동시에 전개됩니다. 여기서 서브플롯이란 주인공 외 캐릭터들이 독립적으로 겪는 이야기 가닥을 의미하는데, 각 가닥이 서로 촘촘하게 연결되지 않아 흐름이 끊긴다는 지적은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아이와 함께 앉아서 지켜봤더니, 이 구조가 오히려 닌텐도 게임의 스테이지(stage) 방식과 꼭 닮아 있었습니다. 스테이지란 게임에서 각 구역을 독립적으로 클리어해 가는 단계 구성 방식인데, 영화의 서브플롯 전환이 게임에서 월드를 바꾸는 감각과 거의 같습니다. 아들은 "이거 딱 게임이잖아"라고 말했고, 저는 그 말이 비판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느낌이라는걸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워트처럼 잠깐 등장하고 사라지는 캐릭터나, 등장 인물들을 아기로 만드는 총처럼 뜬금없이 나왔다가 소비되는 설정은 성인 관람객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 각본 구성의 한계가 보이는 건 사실이고요. 반면 아이의 눈에는 그 하나하나가 '다음엔 또 뭐가 나오나' 하는 기대감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함께 보신 분들이 직접 판단하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쿠파 주니어의 은하계 침략 → 로잘리나 납치 및 우주 대포 계획
- 피치 공주 + 키노피오의 구출 작전 (독립 서브플롯)
- 마리오 + 루이지의 버섯 왕국 수비
- 쿠파의 개인 서사 — 성에서 그림을 그리고 수프를 끓이는 소시민적 변화
비주얼 — 이 부분만큼은 누구도 반박하기 어렵습니다
일루미네이션(Illumination) 스튜디오의 애니메이터들이 이번 작품에서 해낸 일은 감탄이 절로나올 정도입니다. 컬러 그레이딩(color grading)이라는 작업이 있는데, 이는 영상의 색조와 밝기를 후반 작업에서 세밀하게 조정해 화면 전체의 분위기를 통일하는 기술입니다. 슈퍼 마리오 갤럭시 극장판의 컬러 그레이딩은 게임 원작의 채도 높은 색감을 스크린에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수준으로, 이 정도로 원작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한 애니메이션 극장판은 많지 않을것입니다..
특히 우주 추격 장면이나 무너지는 건물을 배경으로 한 시퀀스는 프레임 단위로 끊어서 봐도 포스터로 쓸 수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습니다. 일부 장면에서는 8비트(8-bit) 픽셀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연출 기법도 등장합니다. 8비트란 초기 닌텐도 게임기인 패미컴 시대의 도트 그래픽 방식으로, 이 영화에서는 현대 3D 애니메이션 안에 그 질감을 의도적으로 섞어 넣어 게임 팬들에게 향수(nostalgia)를 자극합니다. 향수란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정서적 유대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반응을 뜻하며, 이 장면들은 마리오 게임 경험이 있는 부모 세대에게 특히 강하게 작용합니다.
제가 직접 봤는데, 극장 화면에서 터지는 우주 장면들은 아이뿐 아니라 저도 눈을 크게 뜨게 만들었습니다.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든 시각적으로는 매 장면이 바쁘게 채워져 있어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다만 그 화려함이 내러티브(narrative, 이야기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구조적 흐름)의 빈 곳을 채우는 데 동원된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비주얼이 이야기를 이끄는 게 아니라, 이야기의 구멍을 비주얼로 메우는 방식이라는 비판도 이해는 됩니다.
가족관람 — 아이와 함께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영화 전문 매체들은 대체로 각본의 완성도에 낮은 점수를 줍니다. 저도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이야기를 구성하고 전달하는 방식과 기술) 측면에서는 전작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극장판이 더 잘 짜여진 작품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전작에서 마리오가 버섯 왕국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경이로움, 레인보우 로드 추격 장면에서 느껴진 설렘은 이번 편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그 '처음 보는 세계에 대한 경이로움'이 속편에서는 이미 소진된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구조적 한계도 있고요.(출처: The Cosmic Circus 리뷰)
그런데 저는 아들과 함께 앉아 두 시간을 보내면서 그 평가 기준이 전제하고 있는 것이 뭔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아들이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을 줄줄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집에 가자마자 닌텐도 게임을 켜자고 했습니다. 저는 그 반응이 어떤 리뷰보다 솔직한 평가라고 느꼈습니다. 게임과 캐릭터에 이미 친숙한 어린이 관객에게 이 영화는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관람객이 감정적으로 참여하고 반응하는 방식) 경험에 가깝습니다. 인터랙티브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감정적으로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콘텐츠 특성을 말하는데, 이 영화는 닌텐도 게임을 해본 아이들에게 그런 반응을 효과적으로 끌어냅니다.
물론 이 영화가 아이들의 지적 수준을 너무 낮게 잡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아이들도 허술한 이야기는 느낍니다. 다만 그게 즐거움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고, 그 즐거움이 진짜라는 게 중요합니다. 닌텐도 공식 캐릭터와 세계관의 상업적 활용이라는 측면은 비판받을 수 있지만, 적어도 함께 극장을 나서는 순간의 온도는 꽤 따뜻했습니다.(출처: Nintendo 공식)
자주 묻는 질문
Q. 슈퍼 마리오 갤럭시 극장판, 전작 안 봐도 이해가 되나요?
A. 전작을 보지 않아도 기본 캐릭터와 세계관을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피치 공주와 로잘리나의 자매 관계나 쿠파의 변화된 상황은 전작을 본 관객이라면 맥락이 훨씬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저는 아들과 전작도 함께 봤던 터라 이번 편의 캐릭터 변화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Q. 아이 없이 어른 혼자 봐도 재미있을까요?
A. 닌텐도 게임을 즐겨한 경험이 있다면 비주얼과 캐릭터 등장 장면에서 반가움을 느끼실 겁니다. 다만 스토리 완성도나 캐릭터 서사를 기대하신다면 아쉬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제 경우엔 아들과 함께여서 그 아쉬움이 상당 부분 희석됐습니다.
Q. 요시는 많이 나오나요?
A. 요시는 등장하지만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혼란스러운 회상 장면을 포함해 몇 가지 웃긴 장면을 제공하고 비교적 빨리 이야기에서 빠집니다. 베이비 요다나 드래곤 길들이기의 투슬리스처럼 요시를 메인으로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평도 있고, 저도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Q. 슈퍼 마리오 갤럭시 극장판, 몇 살부터 관람하기 좋을까요?
A. 제 경험상 닌텐도 게임을 접해본 6세 이상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우주 배경과 액션 장면의 속도감이 빠른 편이라 아주 어린 아이는 다소 자극적으로 느낄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생 전후 연령대와 함께라면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슈퍼 마리오 갤럭시 극장판은 각본의 완성도보다 닌텐도 게임 세계관을 얼마나 충실하게 스크린에 옮겼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더 공정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스토리가 산만하다는 비판은 타당하고, 요시나 워트 같은 캐릭터의 활용이 아쉽다는 점도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들과 함께 보낸 두 시간은 어떤 비평 기준으로도 깎아내릴 수 없는 진짜 경험이었습니다.
닌텐도 게임에 익숙한 어린이 자녀와 함께 볼만한 영화를 찾으실 계획이라면 이 영화를 잘 찾아보셨습니다. 반면 탄탄한 시나리오를 기대하신다면 전작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극장판을 먼저 보시고 비교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두 편을 연속으로 보면 시리즈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가 좀 더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참고: https://thecosmiccircus.com/the-super-mario-galaxy-movie-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