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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1억 5천만 달러짜리 넷플릭스 가족 영화가 3천만 달러처럼 보인다는 말, 저도 직접 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함께 앉아 슬럼버랜드를 처음 틀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대치도 없었고 예고편도 못 봤는데, 다 보고 나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영화 이야기가 아니라 어릴 적 꿈 이야기였으니까요.
줄거리 — 꿈나라로 향하는 소녀의 이유
슬럼버랜드(Slumberland)는 꿈속의 세계인 '슬럼버랜드'를 배경으로, 아버지를 잃은 어린 소녀 네모가 무법자 플립과 함께 꿈나라를 모험하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플립은 제이슨 모모아가 연기하는 캐릭터로, 한마디로 꿈나라의 아웃사이더입니다. 감독은 '헝거 게임' 시리즈와 '아이 엠 레전드'를 연출한 프랜시스 로렌스가 맡았습니다(출처: IMDb).
영화의 뿌리는 생각보다 깊습니다. 원작은 1905년부터 연재된 윈저 맥케이의 만화 스트립 '리틀 네모 인 슬럼버랜드(Little Nemo in Slumberland)'입니다. 쉽게 말해 100년이 넘은 클래식 IP(지식재산권)를 현대 실사 영화로 가져온 프로젝트입니다. 1989년에 일본과 미국이 공동 제작한 애니메이션 버전도 있는데, 극장에서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이후 컬트 클래식으로 자리잡은 작품입니다.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건, 이 영화가 단순히 "아버지를 잃은 아이의 슬픔"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들도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하기보다 꿈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집중해서 봤습니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이 영화가 의도한 게 바로 그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기 — 이 영화에서 얻은 가장 확실한 것
영화 전반이 평범하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제이슨 모모아와 말로 바클레이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chemistry)만큼은 얘기가 달랐습니다. 여기서 케미스트리란 두 배우가 스크린 안에서 서로를 살려주는 호흡, 쉽게 말해 "같이 있을 때 빛나는 느낌"을 말합니다.
제이슨 모모아는 과장되고 허풍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제가 직접 봐보니 오히려 그 과잉이 영화 톤과 딱 맞았습니다. 억지스럽다는 느낌보다 그 캐릭터에 녹아든 느낌이랄까요. 반면 말로 바클레이는 이 작품이 장편 영화 데뷔작인데도 불구하고, 그 나이대 아역 배우에게서 보기 드문 진지함이 있었습니다. 화면 안에서 아역 배우 특유의 어색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들도 플립 캐릭터를 꽤 재미있어 했습니다. 극 중 내내 유쾌하고 좀 엉뚱한 그 캐릭터가,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 안에서 숨구멍 역할을 한다는 게 제 경험상 이건 꽤 잘 된 설계라고 봅니다.
- 제이슨 모모아: 과장된 무법자 캐릭터를 영화 톤에 맞게 소화, 코믹과 진지함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감
- 말로 바클레이: 장편 영화 데뷔작임에도 준수한 집중력, 아역 배우로서의 어색함이 거의 없음
-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가 이 영화의 가장 확실한 강점
꿈세계 — 마법 같은 순간과 아쉬운 비주얼 사이
슬럼버랜드 안에 펼쳐지는 꿈세계의 설정 자체는 꽤 독창적입니다. 원작 만화와 1989년 애니메이션에서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 아이디어들이 군데군데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세계관의 논리나 시각적 상상력 측면에서, 다른 가족 영화들이 쉽게 가지 않는 어두운 방향을 택했다는 점에서 저는 그 시도 자체는 높게 삽니다.
다만 제가 직접 보면서 가장 걸렸던 건, 시각 효과(VFX, Visual Effects)의 완성도였습니다. VFX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내는 영화 속 특수 효과 전반을 말하는데, 1억 5천만 달러 예산의 작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대작 치고는 화면이 조악하게 느껴지는 장면이 꽤 있었고, 아이와 함께 보면서도 "이 부분 좀 이상하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출처: Rotten Tomatoes).
영화를 보고 문득 어릴 적 꿈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꿈속에서는 사람들의 얼굴이 정확하게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 흐릿하게 누군지 모를 사람들이 있고, 내용이 금새 바뀌고,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기는 그런 꿈들 말입니다. 제 경험상 어릴수록 그런 꿈을 자주 꿨던 것 같고, 깨고 나서 꿈의 일부 기억을 붙잡으며 웃고 울던 기억이 납니다. 이 영화의 꿈세계가 그 감각을 제대로 재현하진 못했지만, 적어도 그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건 느꼈습니다.
가족영화 — 어둡지만, 그래서 기억에 남는 이유
이 영화를 가족 영화로 분류하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전반적인 톤이 어둡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중심 공간인 등대가 그 상징을 잘 보여줍니다. 등대란 원래 어두운 바닷길에서 방향을 알려주는 존재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등대는 꿈과 현실, 상실과 그리움 사이에서 빛을 비추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덕분에 배경 자체가 자연스럽게 어두운 바다를 깔고 가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후크(Hook)'가 떠올랐습니다. 후크는 개봉 당시 비평적으로 혹독한 평가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컬트 클래식(cult classic)으로 자리 잡았는데, 컬트 클래식이란 처음엔 외면받았다가 시간이 흐르며 특정 팬층에게 강하게 사랑받게 된 작품을 뜻합니다. 슬럼버랜드도 그 궤도를 탈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봅니다.
제 경우엔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함께 봤는데, 이 정도 연령대 아이라면 충분히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같은 무거운 주제도 아들은 슬픔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꿈 안에서 어떻게 되는가"에 집중하며 봤습니다. 다만 5~7세 아이들에게는 이야기 구조나 어두운 감정선이 다소 벅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힘든 현실보다 꿈의 세계에서 아버지를 찾으려는 소녀의 이야기가, 그야말로 "꿈이 꿈이었다"는 해석으로도 읽힐 수 있다고 봅니다. 재미있는 꿈을 꾸고 난 뒤,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 잠을 청하는 경험처럼 말입니다. 그 감각만큼은 영화가 꽤 정확하게 포착했다고 느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슬럼버랜드 몇 살부터 보는 게 좋을까요?
A. 제가 직접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봤을 때는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어두운 꿈세계 등 무거운 주제가 있어서 5~7세 아이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나올 수 있습니다. 10세 전후부터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기에 적당한 영화라고 봅니다.
Q. 슬럼버랜드 원작이 따로 있나요?
A. 있습니다. 원작은 1905년부터 연재된 윈저 맥케이의 만화 스트립 '리틀 네모 인 슬럼버랜드'입니다. 1989년에 일본과 미국이 공동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도 있는데, 극장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컬트 클래식으로 자리잡은 작품입니다. 오히려 그쪽이 더 완성도 있다는 평이 많습니다.
Q. 제이슨 모모아가 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인가요?
A. 꿈나라의 무법자 '플립' 역을 맡았습니다. 과장되고 엉뚱한 캐릭터인데, 제가 직접 봐보니 그 과잉이 오히려 영화 톤과 잘 맞아서 코믹하면서도 의외로 감정적인 장면을 잘 살려냅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캐릭터입니다.
Q. 넷플릭스에서 슬럼버랜드 볼 만한 영화인가요?
A. 기대치를 낮추고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단순하고 VFX 완성도가 예산 대비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다만 두 주연 배우의 케미스트리와 꿈세계라는 소재가 주는 감성은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제 기준 10점 만점에 6점 정도의 영화입니다.
결론
슬럼버랜드는 솔직히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1억 5천만 달러 예산이 화면에서 느껴지지 않고, 스토리는 기본기만 겨우 지킵니다. VFX 완성도는 같은 예산대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명백히 아쉽습니다.
그런데도 아들과 함께 보고 나서 꿈 이야기를 한참 나눴습니다. 저도 어릴 적 꿈에서 깨어나 그 조각들을 붙잡으며 웃던 기억이 있었고, 그 감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제이슨 모모아와 말로 바클레이의 케미스트리, 그리고 상실을 정면으로 다루는 용기만큼은 분명히 기억에 남습니다. 10점 만점에 6점,
기대치를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볼 영화로는 괜찮은 선택입니다.
참고: https://hive.blog/hive-121744/@onlinereviews/slumberland-movie-review-netflix-origi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