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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 (Wonder 2017) ㅡ(아들과 관람, 다중시점, 가족영화)

용아저씨525 2026. 8. 4. 10:10

목차


    저는 영화 <원더>를 보기 전까지 이게 아이들을 위한 '착하게 살자' 메시지 영화일 거라고 단정했습니다. 그런데 아들과 나란히 앉아 두 시간을 보내고 나서 제가 먼저 말문이 막혔습니다. 어기(Auggie) 이야기가 아니라, 제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츠보스키 감독이 RJ 팔라시오의 원작 소설을 어떻게 스크린에 옮겼는지, 그리고 아버지로서 제가 무엇을 얻었는지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다중시점 구조가 이 영화를 단순 감동물과 다르게 만드는 이유

    제가 직접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영화의 뼈대, 즉 내러티브 구조였습니다. 츠보스키 감독은 이야기를 여러 '챕터'로 나눠 오기(Auggie), 잭(Jack), 올리비아(Via), 미란다(Miranda) 각자의 시선으로 번갈아 보여줍니다. 여기서 다중시점 내러티브(multi-perspective narrative)란 하나의 사건을 복수의 화자가 각기 다른 위치에서 서술하는 방식인데, 쉽게 말해 같은 장면을 여러 각도의 카메라로 동시에 찍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영화는 단순히 '얼굴이 다른 아이의 학교생활 적응기'를 넘어섭니다.

    제가 특히 인상적으로 느낀 건 올리비아, 즉 '비아' 파트였습니다. 부모의 관심이 동생에게 쏠린 상황에서 혼자 자기 감정을 삭이며 살아가는 모습이 한 편의 독립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자벨라 비도빅이 연기한 비아는, 솔직히 영화 전체에서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오기 못지않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아들 옆에서 그 장면을 볼 때 저는 '나는 아이에게 이런 짐을 지우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불편함이 오히려 이 영화의 힘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 구조가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미란다 파트는 흥미로운 배경을 깔아 놓고 충분히 파고들지 못한 채 마무리됩니다. 다니엘 로즈 러셀의 연기는 주어진 분량 안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캐릭터가 왜 비아와 거리를 뒀는지 그 심리적 과정이 조금 더 있었으면 했습니다. 영화 전체 러닝타임이 113분인 점을 고려하면 편집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다중시점 방식은 효과적입니다. 제작비 1,300만 달러 규모의 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약 3,300만 달러를 거두며 상업적으로도 유효했다는 건, 이 구조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에게 각자의 입장에서 감정적 연결을 만들어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출처: Box Office Mojo).

    • 오기(Auggie) 챕터: 트레처 콜린스 증후군을 가진 주인공의 첫 학교생활 적응 과정
    • 잭(Jack) 챕터: 친구로서의 진심과 사회적 압력 사이에서 흔들리는 소년의 갈등
    • 비아(Via) 챕터: 동생에게 가려진 존재로 살아온 언니의 독립적 성장 서사
    • 미란다(Miranda) 챕터: 비아와의 우정이 단절된 이유를 역방향으로 추적하는 구조
    요약: 다중시점 내러티브 구조가 <원더>를 단순한 감동 가족영화가 아닌 입체적 인간 관계도로 완성시키는 핵심 장치다.

     

    트레처 콜린스 증후군, 그리고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보여준 것

    영화를 보기 전에 제가 몰랐던 게 하나 있습니다. 오기가 가진 트레처 콜린스 증후군(Treacher Collins Syndrome)이 실제로 어떤 병인지였습니다. 찾아보니 이는 안면 골격과 조직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선천성 유전 질환으로, 광대뼈, 턱, 눈꺼풀 등 얼굴 구조 전반이 비전형적으로 형성되는 증상을 가리킵니다. 쉽게 말해 태어날 때부터 얼굴 형태가 일반적인 발달 경로와 다르게 나타나는 희귀 질환입니다. 오기가 여러 차례 수술을 거쳤다는 설정이 그냥 드라마적 장치가 아니라, 실제 환자들이 겪는 현실을 반영한 것임을 알고 나서 영화가 다시 보였습니다(출처: National Organization for Rare Disorders).

    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이 역할을 위해 특수 분장(prosthetic makeup)을 착용했는데, 여기서 특수 분장이란 실리콘 보형물과 페인팅 기법으로 배우의 실제 얼굴 위에 다른 피부 질감과 구조를 덧씌우는 기법을 말합니다. 트렘블레이는 <룸(Room, 2015)>에서 이미 아역 배우로서의 깊이를 증명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분장의 무게를 감정으로 채워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헬멧을 벗고 처음으로 교실에 들어서는 장면에서 제가 직접 느낀 건 '연기를 보고 있다'는 감각이 아니라 그냥 한 아이가 세상과 마주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이사벨 역할도 짚고 싶습니다. 이사벨은 아이를 오랫동안 홈스쿨링(home schooling)으로 가르쳐 온 엄마입니다. 공교육 시스템 밖에서 가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육 방식을 택했다는 이 맥락에서는 단순한 교육 선택이 아니라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려는 부모의 심리적 방어막으로 기능합니다. 로버츠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두려움과 사랑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적인 엄마를 연기합니다. 솔직히 저는 그 장면들에서 아버지로서의 제 자신을 발견했고, 그게 좀 불편하면서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오웬 윌슨이 맡은 네이트는 유머로 상황을 부드럽게 풀어가는 아버지 캐릭터인데, 이건 윌슨의 본래 이미지와 잘 맞아 무리 없이 소화됩니다. 데이비드 디그스가 연기한 브라운 선생님은 스크린 타임이 길지 않아도 존재감이 있습니다. "옳은 것과 친절한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때, 친절을 선택하라"는 브라운 선생님의 대사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요약: 트레처 콜린스 증후군이라는 실제 의학적 맥락을 이해하고 보면 트렘블레이의 연기와 이야기 전체의 무게가 달라진다.

     

    자주 묻는 질문

    Q. 원더 영화, 원작 소설을 먼저 읽고 봐야 하나요?

    A. 저는 원작을 읽지 않고 영화를 먼저 봤는데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영화를 먼저 본 뒤 원작 소설로 넘어가면, 영화에서 축약된 인물의 내면과 배경을 더 풍부하게 채울 수 있다는 면에서 그 순서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RJ 팔라시오의 원작은 출간 이후 꾸준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작품입니다.

     

    Q.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봐도 괜찮은 영화인가요?

    A. 제가 직접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봤는데, 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집중했습니다.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장면이 없고, 괴롭힘과 따돌림 같은 학교 내 갈등이 현실적으로 묘사되므로 아이와 함께 보고 그 이야기를 나누는 데 좋은 계기가 됩니다. 미국 MPAA 기준 PG 등급을 받은 가족 영화입니다.

     

    Q. 트레처 콜린스 증후군이 실제로 어떤 병인지 궁금합니다.

    A. 트레처 콜린스 증후군은 안면 골격과 조직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선천성 희귀 유전 질환입니다. 광대뼈, 턱, 눈꺼풀 등 얼굴 구조가 비전형적으로 형성되며, 청력 저하나 호흡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 속 오기처럼 여러 차례 수술을 받는 경우가 실제 환자들에게도 흔하게 나타납니다.

     

    Q. 스티븐 츠보스키 감독의 다른 작품도 비슷한 느낌인가요?

    A. 츠보스키 감독은 2012년 자신의 소설 《월플라워(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를 직접 영화화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 작품 역시 청소년기의 혼란과 관계의 복잡함을 섬세하게 다루는 스타일인데, <원더>는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가족 전체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정서로 확장된 느낌입니다. <월플라워>가 10대 감성이라면 <원더>는 전 세대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영화 <원더>는 이야기 자체가 새롭지는 않습니다. 다름을 가진 아이가 학교에서 자리를 찾아가는 서사는 이미 여러 번 변주됐습니다.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리려는 장면도 몇 군데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제가 이 영화를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은 이유는 그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아들 옆에서 보는 동안 제가 먼저 울었기 때문입니다. 그건 조작된 감정이 아니었습니다. 다중시점 구조가 쌓아 올린 각 인물의 무게, 트렘블레이의 연기, 그리고 브라운 선생님의 그 한 마디가 자연스럽게 쌓인 결과였습니다.

    아버지로서, 아이와 함께 볼 영화를 찾고 있다면 저는 이 영화를 권합니다.

    아들과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항상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가지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억에 남는 대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말을 안해도 무엇인가 마음으로 전해지는것이 있었나봅니다. 저 역시 그랬구요. 아들도 그랬나봅니다.

    영화를 다 본후 자신의 방으로 가서 잠을 청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는듯 했습니다. 

     

     

     

     

    참고: https://jasonsmovieblog.com/2017/12/03/wonder-2017-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