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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 원제: In Time
- 개봉: 2011년
- 감독: 앤드류 니콜
- 주연: 저스틴 팀버레이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 장르: SF, 액션, 스릴러
이 영화 속 세계에서는 모두가 25살이 되는 순간 생체 시계가 작동을 멈추고, 그때부터는 '시간'이 곧 화폐가 됩니다. 커피 한 잔에 몇 분, 버스 요금에 몇 시간, 집세로 며칠. 팔뚝의 시계가 0에 도달하는 순간 사람은 그 자리에서 즉시 사망합니다. 가난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시간을 벌기 위해 뛰어다니고, 부자들은 몇백 년치 시간을 은행처럼 쌓아두고 삽니다.
아내와 함께 본 소감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소파에 앉아 영화 한 편을 봤습니다.
아이 재우고 나서야 겨우 시간이 나는 요즘이라, 사실 영화 제목부터가 묘하게 와닿더군요.
'인타임'이라니. 아내가 "말도안되는 영화네. 근데, 시간이 돈인건 맞는데, 1000년을 모으면 그만큼 살수가 있는건가? 늙지도 않네?" 라며 너무 영화를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서 살짝 잘못 골랐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보다보니까 인상깊은 장면들이 꽤 나옵니다.
영화 초반, 주인공 윌이 우연히 백 년어치 시간을 통째로 물려받고 하루아침에 '시간 부자'가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을 보며 아내가 "만약 우리한테 갑자기 시간이 1000년어치 생기면 뭐부터 할 거야?"라고 물었고, 저는 반사적으로 "일단 회사부터 그만둘 것 같은데"라고 답하면서 로또를 생각하는 그 마음처럼 3초정도 행복했습니다.
별거 아닌 질문 같았는데,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이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갔던 걸 보면 이 영화가 던지는 설정 자체가 꽤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영화 후반, 부유한 동네에서 가난한 동네로 시간이 흘러넘치듯 뿌려지는 장면이었습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을 '시간=돈'이라는 은유가, 그 장면에서는 유독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아내는 "이거 완전 지금 우리 얘기잖아"라며 씁쓸하게 웃었는데, 맞벌이를 하면서도 늘 시간에 쫓기며 사는 저희 부부의 일상과 묘하게 겹쳐 보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부부로서 느낀 점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아내와 나눈 이야기 중 가장 진지했던 주제는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시간을 쓰고 있는가'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시간은 눈에 보이는 자원이라, 누군가에게 시간을 나눠주는 행위가 곧 사랑의 증거처럼 그려집니다.
반면 현실의 저희 부부는 시간을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이라는 이유로 너무 쉽게 서로에게 쓰지 않고 흘려보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극 중 인물들이 시간이 부족할 때 느끼는 초조함이었습니다.
팔뚝의 시계가 붉게 깜빡이며 줄어드는 장면을 볼 때마다 심장이 조여드는 기분이었는데, 주인공 어머니가 집에 돌아가는 장면에서 하루 벌어서 하루 살아가는 가난한 삶을 사는데 버스비용을 시간으로 계산하자니,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물가가 계속 바뀌어서 계산의 착오가 있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발로 뛰기 시작하고, 시간은 줄어들고, 시간이 줄어들면 생을 마감하는 설정에서 참 안타까운 장면에 표현됩니다. 여기에서 삶의 허무함과 시간의 소중함을 동시에 느낄수 있어서 마음이 약간 혼란스러웠습니다.
아쉬운 점
다만 이 영화의 설정이 워낙 매력적인 만큼, 그 설정을 다 풀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분명 있었습니다.
시간이 화폐가 되는 세계관이라는 독창적인 소재에 비해, 정작 스토리는 '가진 자에게서 빼앗아 못 가진 자에게 나눠준다'는 상당히 익숙한 로빈 후드식 전개로 흘러갑니다.
계급 격차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깊이 있는 탐구보다는 추격전과 액션 위주로 전개가 빨라지는 후반부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아내 역시 "설정은 진짜 좋은데 이야기가 너무 단순하게 끝난다"는 평을 남겼는데, 설정의 참신함에 비해 서사의 밀도가 다소 부족했다는 점에는 저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영화가 아니라 차라리 시리즈로 나와서 구체적으로 풀어가면 재미있었겠다. 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보기 좋은 이유
폭력적인 장면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수위가 높지 않고, 무엇보다 '시간'과 '돈'이라는, 부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는 영화였습니다. 화려한 설정 뒤에 숨겨진 질문, '당신은 지금 누구에게, 어디에 시간을 쓰고 있는가'를 서로에게 던져보고 싶은 부부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