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 를 보기 전까지 이게 아이들을 위한 '착하게 살자' 메시지 영화일 거라고 단정했습니다. 그런데 아들과 나란히 앉아 두 시간을 보내고 나서 제가 먼저 말문이 막혔습니다. 어기(Auggie) 이야기가 아니라, 제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츠보스키 감독이 RJ 팔라시오의 원작 소설을 어떻게 스크린에 옮겼는지, 그리고 아버지로서 제가 무엇을 얻었는지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다중시점 구조가 이 영화를 단순 감동물과 다르게 만드는 이유제가 직접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영화의 뼈대, 즉 내러티브 구조였습니다. 츠보스키 감독은 이야기를 여러 '챕터'로 나눠 오기(Auggie), 잭(Jack), 올리비아(Via), 미란다(Miranda) 각자의 시선으로 번갈아 보여줍니다. 여..
저는 이 영화를 틀기 전까지 아들에게 뭘 보여줘야 할지 몰랐습니다. 항상 고민합니다. 예전에 재미있게 본 건전한 우주 액션물이라 생각이 나서 함께 보기로 했습니다만, 막상 함께 보고 나니 제가 그동안 아이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화성에 혼자 남겨진 식물학자 마크 와트니의 이야기, 영화 〈마션〉은 생존 그 자체보다 '어떻게 버티는가'를 다루는 작품입니다.화성에 혼자 남겨진다면 — 이 영화의 배경영화의 설정은 단순합니다. 화성 탐사 임무 중 거대한 모래폭풍을 만난 팀이 급히 철수하면서, 식물학자이자 우주비행사인 마크 와트니를 현장에 남겨두고 떠납니다. 팀은 그가 사망했다고 판단했고, 와트니는 지구의 도움도, 충분한 식량도 없이 1년 넘게 화성에서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
45살 아버지가 10살 아들 손 잡고 다시 본 는,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릴 때 마냥 웃으며 봤던 영화가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 줄은 몰랐거든요. 케빈이 강도를 골탕 먹이는 장면에서 아들은 배를 잡고 웃었고, 저는 어린아이를 혼자 두고 간 부모의 심정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같은 화면을 보면서 전혀 다른 영화를 본 셈이었습니다. 어릴때는 이런 생각까지는 안했는데 말이죠..연출과 연기: 30년이 지나도 유효한 이유1990년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각본은 존 휴즈가 썼습니다. 여기서 각본(screenplay)이란 단순한 줄거리가 아니라 장면 구성, 대사, 감정선까지 설계한 영화의 설계도를 의미합니다. 이 설계도가 탄탄했기 때문에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비행기를 탄다"는 황당한 설정이 영..
슈퍼 마리오 갤럭시 극장판은 전작 대비 더 넓은 우주 스케일을 배경으로 쿠파 주니어, 로잘리나, 피치 공주 등 닌텐도의 주요 캐릭터를 한 화면에 쏟아냅니다. 저는 10살 아들과 함께 극장에서 직접 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스토리가 어떻든 간에, 아이가 두 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하였습니다.스토리 — 산만하다는 의견,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시나리오가 "일들이 그냥 벌어지는" 구조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쿠파 주니어의 은하계 침략, 로잘리나 납치, 피치 공주와 키노피오의 구출 작전, 마리오와 루이지의 버섯 왕국 수비까지 여러 서브플롯(subplot, 메인 줄거리와 별개로 진행되는 보조 이야기)이 동시에 전개됩니다. 여기서 서브플롯이란 주인공 외 캐릭터들이 독립적으로 겪는 이야..
주말 저녁, 10살 아들이 "아빠, 우리 영화 보자"고 졸라댈 때 무엇을 틀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아이는 신나는 것을 원하고, 저는 두 시간 동안 지루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렇게 골라 틀었던 영화가 바로 였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와 제가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장면에서 웃고 있었거든요.아빠와 아들, 같은 화면 다른 감동솔직히 보기 전에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가 워낙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포의 출생 비밀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2편은,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 한 편의 성장 드라마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3편 예고편을 보니 분위기가 확연히 밝아진 느낌이었고, '이건 너무 어린이용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런데 영화가 시작..
주말 저녁, 초등학교 4학년 아들 녀석이 뭔가 볼 게 없냐고 옆에서 기웃거리는 상황, 다들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날 그랬습니다. 태권도에 유도까지 즐겨 하는 아들에게 의미 없는 격투 영상보다 메시지가 있는 영화 한 편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렇게 고른 게 바로 2011년 개봉작 이었습니다. 보고 나서 이상하게 눈물이 나는 영화였는데, 그 이유를 찾다 보니 이 영화가 단순한 로봇 액션물이 아니라는 알게 됐습니다.부자유대감 — 이 영화의 진짜 중심축로봇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이 영화를 틀었다가, 어느 순간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영화는 전직 복서 출신의 찰리 켄튼(휴 잭맨)이 빚더미에 앉아 로봇 복싱판을 전전하는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그에게 갑자기 11살 ..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던 해, 저는 이 영화를 보다가 뜨끔한 장면을 마주쳤습니다. 화면 속 엄마가 아이들에게 하루 종일 "노(No)"를 외치는 장면인데, 많이 보았던 모습이었거든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Yes Day, 2021)는 부모가 24시간 동안 아이들의 요구에 무조건 "예스"라고 말해야 하는 '예스 데이'라는 독특한 날을 지정하여 코미디로 풀어낸 가족 영화입니다. 가볍게 웃자고 켰다가, 육아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가족 코미디 속에 담긴 육아 공감제가 직접 아들과 나란히 앉아서 봤는데, 영화 초반부터 제 심장이 조금 쿵 내려앉았습니다. 주인공 앨리슨(제니퍼 가너 분)이 아이들에게 줄줄이 "안 돼"를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들이 슬쩍 저와 엄마를 쳐다보는 겁니다. 그 눈빛이 ..
픽사가 엘리멘탈 한 편을 렌더링하는 데 151,000개의 컴퓨팅 코어를 사용했습니다. 토이 스토리가 294개였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숫자 자체가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처음에 이 영화에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라이트이어 이후로 픽사에 대한 믿음이 조금 흔들렸거든요. 극장에서 직접 보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이민 서사: 마케팅이 숨겼던 이야기의 진짜 무게일반적으로 픽사 영화는 어린이를 위한 판타지로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봤더니 엘리멘탈은 상당히 다른 결로 시작합니다. 오프닝 장면에서 불 원소 부부 버니와 신더가 엘리먼트 시티에 도착하는 순간, 이건 이민 이야기라는 게 바로 느껴집니다.엘리먼트 시티는 뉴욕을 모델로 한 도시입니다. 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냥 신기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치히로 부모님이 음식을 먹다 돼지가 되는 장면에서 "저런, 욕심 부리면 안 되지"라고 가볍게 넘겼는데, 나중에 다시 들여다보니 제가 매일 하는 행동들이 그 장면에 그대로 담겨 있더군요. 2001년 개봉 이후 일본 역대 흥행 1위를 20년간 지킨 작품이 왜 그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는지, 다시 보고 나서야 조금은 이해가 됐습니다.욕망을 못 참으면 돼지가 된다영화 초반, 치히로의 부모님은 낯선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아무도 없는 음식 앞에서 거침없이 먹기 시작합니다. 허락도 없이, 주인도 확인하지 않고요. 결국 두 사람은 돼지로 변하고 맙니다. 처음엔 "설정이 좀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따져보니 제 식욕이 딱 저 수준이었습..
솔직히 주토피아 2가 이렇게까지 잘 만들어진 영화일 거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1편이 워낙 완성도가 높아서 속편은 그 그늘에 가릴 거라 지레짐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들, 딸과 함께 영화관을 나오면서 든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이건 1편을 넘어섰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직감을 데이터가 뒷받침하고 있었습니다.박스오피스로 본 흥행 성적박스오피스란 영화의 극장 티켓 판매 수익을 집계한 지표입니다. 여론이나 평론가 점수와 달리, 관객이 실제 지갑을 열었는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주토피아 2는 이 기준으로 어마어마한 성적을 냈습니다.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 2위에 올랐고, 1편 극장 수익의 거의 두 배를 기록했습니다. 라이온킹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익, 타이타닉..